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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주식

크래프톤 주가의 미래 (feat. 배틀그라운드를 뛰어넘는 신작)

by 니플 2022. 2. 18.

오늘은 어제에 이어서 게임주인 크래프톤 주가에 대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작성합니다. 그 전에 IPO가 진행됐을때부터 지금까지 제 입장은 똑같습니다.

 

'희대의 코메디네'

 

그럼 회사에 대해서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부터 나열해보겠습니다.

 

크래프톤은 2021년 8월 13일에 유가증권 시장에 신규 상장된 게임개발 및 퍼블리싱 업체입니다. 대표작으로는 테라와 배틀그라운드가 있습니다. 이 중 배틀그라운드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유럽, 미주 지역까지 휩쓸면서 큰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이를 이유로 시장에서 큰 평가를 받아 IPO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13조원, 발행 주식 수 4900만주, 외국인 보유율 29.5%입니다.

 

매출액은 2021년 기준으로 2조원, 영업이익 8252억, 순이익 6873억원으로 나옵니다. 영업이익률도 동종업계 평균보다 상회하는 수치고 전년 대비해서 볼륨이 늘어난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에 24347%에 달하는 유보율은 앞으로 펼쳐질 수 있는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만한 자격을 갖췄다는 기대감도 갖게하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크래프톤의 주가는 공모가인 498000원을 크게 밑도는 27만원대에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는 좋지만 누구도 좋아할 수 없는 종목이지요.

 

* 2019년 9월에 장외 시장에서 거래된 주식이 180만원으로 액면분할을 감안하면 주당 가격은 36만원입니다. 현재 보유자 중 2019년 9월 이후에 매수한 사람은 모두 다 손해를 보고있는 상황이죠. 공모가에 매수한 회사 직원들은 말 그대로 노예 취급을 당했다고 보는게 옳을 정도입니다.

 

한마디로 회사가 돈을 잘 벌고, 가능성도 높고, 기대값도 크지만 주식 시장에서 투자 매력을 가진 종목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왜 그럴까요?

 

IPO 종목은 6개월 이후부터가 진짜다.

 

▲ 현재 크래프톤의 지분 구조입니다. 대량 보유자 물량을 제외한 유통 가능 주식의 비율은 59.5%인데 공모하면서 시장에 풀린 주식의 발행량은 약 850만주입니다. 사실상 시장에서 움직이는 물량은 1000만주 내외라고 보는게 맞다는거죠. (고가에 장외에서 매수한 사람들의 차익실현 및 손절 물량, 기관들의 익절 물량, 공모주를 매수한 개인들의 매물 등)

 

▲ 공모 과정에서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된 250만주를 제외하고 570만주 정도가 기관에게 돌아갔습니다. 그 물량 중에서 3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풀릴 수 있는 물량의 비중이 96.3% 입니다.

 

▲ 이미 그 물량들은 2021년 12월에 다 처리가 된 것을 차트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 3개월 동안 공모가 위에서 매도하여 수익을 충분히 확보할 목적으로 주가를 잡아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분이 끝난 시점 이후로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50만원 전후에서 다 털고 도망갔네요. 이후 주가를 받쳐줄 이유가 없어진 종목이 되면서 장기 하락이 나오게 됩니다.

 

 

지난 뉴스들을 보면 2월 중순부터 반발 매수세, 최저점 이러면서 반등이 왔다는 기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웃긴 일이지요. 6개월 물량 21만주를 처분하려고 올린건데 마치 추세가 바뀌는 것처럼 기사들이 올라왔네요. 저점에서 물량의 단가를 낮춰서 다 털고나면 이제 기관은 다 빠지는 상황이 됩니다.

 

과연 더 올라갈까요?

 

아주 오래전에 장외에서 저가에 거래된 물량이 세력에게 들어가있으면 가능한 일입니다. 그들이 거의 10년을 기다려서 이제 작업을 시작할테니까요. 그런데 그 상황이 아니면 사실상 여기에 아무도 붙을 수 없습니다. 위에서 보여드린 지분 구조에서 명목상 유통물량 중 공모 시점에서 시장에 풀린 물량의 비중이 너무 적다는게 그 이유입니다.

 

* 주가는 개인들의 환희로 우상향 시킬 수 없습니다. 개인은 고점이 어딘지, 저점이 어딘지 모르기 때문에 지정가로 매매하니까요.

결국 공모 과정이 모두 끝나느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종목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큰 형님들이 붙을 수 있느냐가 주가 전망에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봅니다.)

 

대체 문제가 뭘까?

 

종목토론방을 보니까 사 놓고 몇 년 기다리면 된다는 사람들이 좀 보이길래 문제가 뭔지 제 생각을 잡담 삼아서 적어봅니다. 과연 몇 년 들고 있으면 수익을 줄까요?

 

첫째, 껍데기만 주식회사

 

상장 전에 시장의 예상은 장외 거래가격이 너무 높아서 무증을 통해 단가를 낮춘 뒤에 IPO가 진행될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무상증자 대신 액면분할이 이루어졌죠. 즉 회사는 돈을 쓸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최대주주와 관련된 특수관계들이 보유했던 물량을 공모가로 처분하는게 목적이었죠.

 

▲ 실제로 신규 상장 과정에서 풀린 물량 중 300만주 이상이 구주 매출이었습니다. 유상증자는 560만주 정도 이루어졌고 전체 발행 물량 대비 10% 수준입니다.

 

※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에 상장된 회사 중 1% 정도를 제외하고 주식회사라고 부를만한 곳이 없다. 여기도 결국 상장 과정에서 현금을 확보하는게 목적이었을뿐입니다. 일명 먹튀. (최근 2년 동안 IPO 종목 중 먹튀 아닌 회사가 몇 개 안될걸요?)

 

둘째, 물량 매집이 어렵다.

 

위에 살짝 언급했지만 서류상 유통 가능 물량이 2900만주일뿐 실제로 시장에서 돌아다니는건 많이 잡아봐야 1000만주 정도입니다. 나머지 1900만주는 잠들어있죠. 이걸 깨워서 시장으로 다 토해내면 모를까 지금 상태라면 사실상 주가가 기분좋게 쭉쭉 오르는 일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

 

셋째, 가능성이 없다.

 

크래프톤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되기 약 1년 전에 엘리온이라는 MMORPG 게임을 시장에 내놨습니다. 열정이 넘치는 게임폐인이었던 필자는 관심을 가졌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플레이하는 화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3초만에 바로 꺼버렸습니다. 그 시점에서 약 10년 전에 출시한 NC의 블레이드앤소울 초창기보다 퀄리티가 떨어지더군요.

 

현재 시장에서조차 원 히트 원더 라고 부를 정도로 매출의 대부분이 배틀그라운드에서 나오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 매출은 이제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게임의 노화 속도는 생각보다 빠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을 쌓아놓은 기업이 작정하고 만든 엘리온이 그 수준이었으니 가능성이 보일 수 없죠.

 

지금 상황에서 크래프톤의 주가에 기대감을 주기 위해서는 배틀 그라운드를 뛰어넘거나 매출에 확실한 도움이 되는 신작을 출시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마저도 배그의 성공이 너무 거대해서 신작을 통한 추가 수익의 크기가 매우 커야하는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결과적으로 공모 후 6개월이 지나고 난 뒤에 주가를 상승 시킬 수 있는 형님들이 붙을만한 건더기가 너무 적습니다. 메타버스나 NFT에 묻혀서 올리기에는 주가가 너무 높고, 덩치가 너무 크죠. 결국 배틀그라운드를 뛰어넘는 신작이 없이는 사실상 상승 여력에 제한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은 기업 가치가 주식 시장에 반영되어 꾸준히 우상향 할 수 있는 시장을 제공할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 경제가 돌아가기 시작한지 50년도 안된 나라입니다. 감독도, 관리도, 법도, 제도도 제대로 정비가 안 되어있죠. 있는 제도와 법도 제대로 적용할수도 없을만큼 빈약합니다. 이런 시장에서 회사의 매출만으로 주가가 상승할거라는 기대를 하는게 말이 안됩니다.

 

지금 사면 벌 수 있을까?

 

지금 게임주를 살거면 왜 크래프톤을 사죠? 향후 2년 내에 걸출한 신작들이 나오는 펄어비스를 사야죠. 거기에 메타버스, NFT 기대감이 식었지만 사라진게 아닙니다. 시장은 이제 태어나는 중이지요. 이런 상황에 가장 적절한 대응을 하고있는 펄어비스가 크래프톤보다 투자 매력은 더 높다고 보입니다.

 

개인 의견이니 헛소리 잘 들었다고 생각하시고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족

 

처음 크래프톤이 상장될때 공모가가 40만원이라고 들었습니다. 배틀 그라운드의 성공을 알기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IR 자료를 보고 약간 높다고 생각을 했죠. 그래도 IPO 열기가 있으니 나쁘지는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498000원으로 올라갔죠. 이때부터 저는 그냥 저 종목에 대해서 벌레보듯이 합니다. 나쁜놈들.

 

※ 절대 상장 이후로 단 한번의 반등도 없이 떨어진 아주스틸의 공모주관사와 같은 미래에셋증권이 끼어있어서 적는 글은 아닙니다. 솔직히 증권발행실적 공시에 미래에셋증권이 주관사로 들어있는걸 보고 가격이 왜 떨어졌는지 바로 알겠더군요. 미래랑 붙어먹은걸 보면 회사 마인드도 뻔하지요.

 

※ 제가 NC에 쓴소리를 하지만 그들의 역량을 문제로 삼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돈을 잘 벌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시장의 변화에 맞지 않아서 아쉬울 뿐이지요. 하지만 이 회사는 역량을 문제로 삼죠. 엘리온을 봤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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