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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한국 주식시장 폭락 (Feat. 패배를 인정해야 할 시기)

by 니플 2022. 6. 22.

기나긴 하락의 끝에서 코스피 2400 포인트를 탈환했던 어제, 이제 바닥이 다 왔냐며 사람들은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오늘 2342로 마감되며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는데요. 한국 주식시장 폭락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그 이유는 뭘까요? 아니 우리가 살아날 가망성은 있을까요? 이런 모든 헛소리는 집어치우고 딱 한 마디만 드립니다.

 

"패배를 인정해야 할 시기"

 

영화 작전 중에서 대사 하나를 생각나는대로 인용해볼까 합니다.

 

니들은 맨날 세력한테 당했네, 작전에 말렸네하면서 우는 소리들 하지? xxx 딸려서 깡통 찼다는 소리는 죽어도 안해요.
누가 주식사라고 등 떠밀었냐? 주식은 전쟁이야. 미사일 오고 가는 전쟁터에 딱총 하나 들고 뛰어들겠다는데.

 

제가 6월 초에 모든 종목을 손절치고 현금화를 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현실성 없는 환상에 젖어서 생각없이 매매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영화 작전의 대사가 떠오르더군요. 5월에 손절했으면 최선이었겠으나 6월 초라도 팔고 나온걸 뿌듯하게 생각하는 중입니다.

 

※ 주식을 물리고 코인 선물을 했죠. 그런데 이 놈이 공부가 잘 되더군요. 사야되는 자리, 사면 안 되는 자리, 올라갔다 내려갔다. 등등 위메이드로 시작해 아주스틸까지 오면서 망상에 빠져있던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물린 주식들의 매수 타점을 보니 가관이더군요. 절대 사면 안되는 자리, 선물이었다면 숏을 모아가야되는 자리에서 롱을 탔던겁니다. 그것도 예수금을 몽땅 털어넣었죠. 그걸 본 뒤에 1달 정도 고민하다가 전부 2~30%에서 손절을 쳤습니다.

 

▲ 시장에서 나불거리는 수 많은 이유들과 분석들은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누군가는 공매도 때문이라고 화를 내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떨어져야되니까 떨어지는거고 중간에 기술적 반등은 있어도 결국 가야될 자리까지 하락하는거죠.

 

※ 코인 선물에 재미들려서 한참 차트를 볼 때 느낀 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가야 할 자리는 반드시 간다. 자기 멋대로 가든, 뭔가 이유가 생겨서 가든 '반드시' 갑니다.

 

그럼 코스피 차트를 볼까요?

 

▲ 1980년부터 2022년까지 코스피 주봉 차트입니다. 빨간색으로 표시한게 폭락 이유가 명확한 지점들이죠. IMF, 리먼 브라더스, 코로나19. 그런데 차트는 어쨌든 장기적으로 보면 우상향을 하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작전주도 아니고 어쨌든 찔끔찔끔 우상향을 한다고 생각했을때 결국 어느 지점을 테스트 할까요? 2000 입니다. 긍정적으로 2200, 일반적으로 2000은 지지하는지 확인하고 대응을 하는게 맞습니다. 지금 시점은 그저 떨어지는 중일 뿐입니다.

 

-> 떨어지는데 저점을 잡겠다고 매수하면 저처럼 되는겁니다.

 

▲ 아주스틸 일봉 차트입니다. 초반에 스키장보다 더 다이나믹한 하락 코스를 만들때 22000원에서 매수했습니다. 그리고 기술적 반등으로 21600원까지 왔다가 떨어졌지요. 지금의 저라면 바로 손절을 쳤을겁니다. -30만원 정도 그냥 손해보는게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당시에는 저점을 잘 잡았다며 돈을 벌면 뭘 할까? 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결국 버티다 버티다 17000원 부근에서 다 손절을 쳤습니다.

 

* 코인 선물을 하다보니 이제는 몇 십 정도는 아니다 싶으면 바로 튑니다. 루나도 그렇게 튀어서 살았거든요. 그러니 지금의 저라면 매수 초기에 튀었겠죠.

 

어쨌든 지금의 코스피는 하락하는 중입니다. 저점을 잡겠다고 들어가는 것보다 저점을 찍고 유의미한 위치까지 뚫고 올라가 안착하는걸 확인한 뒤에 들어가도 늦지 않습니다.

 

이제 코스닥 차트도 볼까요?

 

▲ 2005년부터 2022년까지의 코스닥 차트입니다. 원인과 결과를 무시하고 차트만 보면 아직 100포인트 이상은 더 떨어질 여지가 눈에 보이네요.

 

코인 선물 차트라고 생각하면 600 ~ 680 사이에서 반등하는 모습이 나오면 롱 잡으러 들어가야되고, 그걸 깨고 코로나19 저점을 테스트하면 기다렸다가 숏 타점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차트입니다.

 

손실 중인 투자자가 해야되는 일

 

저는 돈을 다 잃고 나와서 거지같이 살고있지만 아직 시장에 남아계신 분들이 있을겁니다. 그 분들은 뭘 해야될까요? 전업 트레이더가 아닌 이상 둘 중 하나 밖에 없습니다. 저점 확인, 반등 확인 후 물량을 늘려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거나,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주가가 올라오면 손절할 생각으로 버티던가.

 

* 제 주위에 전업 트레이더분들이 있는데 전부 다 작년 11월, 올해 1월에 포트폴리오 싹 갈아치웠습니다. 이미 3~50% 수익중인 분들이 많고, 손실 중이라도 걱정이 안 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전업인데 이 상황에 물려서 마음고생하는 사람은 없을거라고 봅니다.

 

이제서야 알게되는 경험치의 의미

 

보통 사람들이 주식을 시작하게되면 유튜브, 블로그 등을 통해서 경험이 많은 고수들의 조언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들은 조언을 들어도 무시하게 됩니다. 자고 일어나면 돈이 불어나는데 왜 위험을 분산하고, 현금을 보유해야되고, 우량주를 사야되는지 이해를 못하는거죠. (제가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말들이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됐지요.

 

1. 우량주를 사라.

 

재무 상태가 좋고, 비전이 있는 분야, 경쟁력을 갖춰서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회사라도 이런 하락장에 주가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잘 골랐다면 바닥을 확인한 뒤 물량을 늘려서 다음 사이클에 돈을 벌고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시장이 환희에 휩싸여서 하루하루 주가가 오를때는 느리고 무거운 우량주에 손이 가지 않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그 조언은 정답이었습니다.

 

* 이 글을 쓰기 전에 코스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0개 목록을 봤는데 제 생각에 우량주라고 구분하고 싶은 종목이 각각 20개가 되지 않더군요. 대부분은 펌핑된 가격이 아직 빠지지 않아서 쓰레기로 보였습니다. 2천개에 육박하는 회사 중에 우량주가 고작 4~50개.

 

2. 현금 비율을 유지해라.

 

매수를 하더라도 분할로, 진입 완료 후에도 현금은 일정비율 이상 확보한 상태로 매매를 진행할 것 이라는 조언은 수도없이 봤습니다. 리스크 관리, 위험 분산이라는 이름으로 수 많은 영상과 글이 올라왔죠. 하지만 저는 몰빵이었습니다. 그 결과 떨어지는만큼 족족 손해였죠. 총 현금의 2~30%만 들어갔다면 기술적 반등 구간에서 물을타서 탈출이 가능했지만 저는 아무것도 하지못한채 손실을 떠앉고 시장에서 퇴출됐습니다.

 

어쨌든 시장이 알려준 수 많은 조언을 무시하고 눈 감고, 귀 막고 돈을 벌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혔던 대가로 큰 돈을 잃고 지금은 백수 나부랭이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는데 잡담이 취미고, 삼천포로 빠지는게 특기라서 이 정도로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하락은 당연하니 이제 저는 수업료 잔뜩 물고 배운 것들을 써먹을 날을 위해서 또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사족 (팩트폭격)

 

떨어지는 이유? 저 위에 올라갈때까지 샀던 사람들이 위에서 다 팔고 지금은 사지 않으니까 떨어지지 무슨 이유가 있나? 갑자기 시장이 급변해서 상황이 엄청나게 좋아진다고해도 그 사람들이 사지않으면 계속 떨어지는거야.

 

저는 이미 패배했고, 인정했으며 그 대가로 충분한 수준의 손해를 봤습니다. 이제 힘든 시간을 버텨낸 뒤에 다시 일어서면 그때는 좀 더 영리하게 투자를 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적어도 절대로 매수하면 안되는 위치에서 좋다고 사들이는 짓은 하지 말아야겠죠.

 

※ 이번에는 먹이였지만 다음번에는 포식자 중 일부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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