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버지의 몸이 편찮으셔서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병원이라서 고민을 많이했는데 혹시 몰라서 방문했는데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아서 기록 삼아서 남겨봅니다.
먼저 아버지께서는 20년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셔서 해당 병원에서 스탠트 시술을 받고 지금까지 4개월에 한번씩 방문하여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셨습니다. 수술 후 14년쯤 지났을때 다시 쓰러지면서 두번째 시술을 받으셨는데요. 이번에 같이 응급실에서 누워있으면서 물어보니 처음 혈관과 두번째 혈관이 다르답니다. 그리고 이제 6년쯤 지났는데 최근에 숨이 차다고하셔서 이번에는 쓰러지기 전에 가보자고 응급실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런데 약을 타기 위해서 진료 받기로 예약된 날이 7월 중순이고 이번 주, 다음 주에 예약이 꽉 차서 진행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가서 기다리면 의사 선생님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천안까지 갔는데요. 환자가 너무 많아서 정상적으로 진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응급실에 방문하여 증상과 수술 이력을 이야기하고 심전도, 피 검사, 소변검사, x - ray 등의 기본적인 검사들을 진행했는데요. 피 검사에서 이상수치가 검출되어 다시 했으나 수치가 정상으로 나와서 집으로 귀가조치 되었습니다. 다만, 수술 이력도 있고 숨이 차는 증상도 이어지니 의사분께 예약된 일정을 당겨서 잡아줄 수 있다고해서 1주일 앞으로 다시 잡고 나왔네요.
원래 큰 문제가 있으면 수술한 의사분이 오늘 진료가 있으니 볼 수 있겠지 싶어서 방문한거였는데 결국 예약만 다시 잡는 선에서 집으로 돌아왔네요.

▲ 응급실 비용은 접수 단계에서 부과되는 기본 10만원에 추가 1천원이 붙어서 101,000원이었습니다. 나중에 수납 후 명세표를 보니 총 발생 의료비는 50만원 가까이 되네요. 공단에서 부담해서 10만원만 납부했네요. 그리고, 해당 수납 영수증을 주차료 정산할때 보여주면 주차료가 나오지 않더군요. 몰랐네요. 2만원 아꼈습니다.
일단 저는 살면서 응급실을 처음 방문했는데요. (할머니가 새벽에 돌아가셨을때 화장터 예약과 장례 준비 과정에서 필요한 사망진단서 발급을 위해서 가 본 적은 제외) 드라마 속 모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먼저 천안 단대 병원 주차장에서 2층 (지상층)으로 내려온 뒤에 계단을 통해 1층으로 갑니다. 거기서 응급의료센터 입구를 찾아서 들어간 뒤에 접수를 하고 환자증과 보호자 출입증을 받습니다. 이후 다음 단계에서 환자 분류(초진)를 한 뒤에 응급실로 입장을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코로나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초진 단계에서 분류된 내용을 가지고 침상이 배정되고 기본 검사들이 진행됩니다. 이후 검사와 진단이 완료되면 응급실 의사가 상황을 설명하고 입원 혹은 귀가를 결정합니다.
* 최초 접수 단계에서 접수만으로 10만원이 발생한다고 안내를 합니다. 아마 이 금액이 꽤 사람들과 실랑이가 많이 나오는것 같네요.
천안 단대병원 응급실에 약 5시간 정도 있었는데 그 사이에 중증 배드로만 들어왔다 나간 사람이 6명입니다. 그 중 3명은 입원이 결정되어 중환자실 혹은 일반병실로 이동했고 나머지 3명은 큰 이상이 없어서 귀가조치 되었습니다. 다만, 귀가 조치를 하면서 외래 일정을 잡아주는데 인터넷에서 예약할때 없던 자리가 나오더군요. 아마 예약 시스템상 채널별로 할당이 되어있는것 같았습니다. 결국 제 아버지도 외래 일정을 당겨서 잡을 수 있었네요.
참고로 천안 단국대학교 병원의 경우 3차 병원인가? 그래서 일반 외래 접수는 건보 적용이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1차, 2차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소견서를 발부 받아서 외래 접수를 해야 공단 지원을 받을 수 있다네요. 하지만, 응급실을 통해서 들어오면 바로 된다고 합니다.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처음 이용하는 경험이라서 아버지를 수술하신 의사분을 만날 줄 알았는데 사안이 심각하지 않으면 거의 응급실 내에서 처리가 되더군요. 구급차에 실려온 환자 중 1명만 상황이 심각해서 그 환자 치료할때만 의사분들이 내려와서 조치를 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경우 꾹 참고 기다린 케이스인데요. (입원 후 스탠트 시술까지 각오하고 응급실을 간 케이스거든요.) 그래도 알아서 검사하고, 치료하고, 안내하고 귀가조치와 예약 잡아주는 것까지 다 처리가 되더군요. 물론, 여러가지 검사들에 소요되는 시간, 검사 후 경과를 보는 시간들이 있어서 지루하긴 했는데 참을만 했습니다. 더 급한 환자들에게 의료진이 붙어있는것도 많이 보이고요. 그래서 참을만했네요. 드라마 속 그런 극적인 상황은 잘 없었고 생각보다 평화롭고 생각보다 여유로웠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니 분업화도 잘 되어있고, 진단, 검사, 치료, 안내 모두 착착착착 잘 진행되는게 시스템이 잘 돌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네요.
* 물론 제가 무엇인가를 문의하려고 입을 열면 상황은 바뀌죠. 말을 잘 못해서 일반적인 모습으로 문의를 넣을 수 없거든요. 그 상황에서 일상적인 표정이나 말투를 유지하면서 응대를 한 사람은 5만명 중 4명 정도.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지요.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적는 모든 상황 속 사람들은 일반인 응대 상황을 기준으로 합니다.
어쨌든 어제는 천안 단대 병원 응급실에서 푹 앉아있다가 조용히 귀가했네요. 힘든 하루였습니다.
사족
걱정이라면 걱정일텐데 당연히 x-ray에서 나오는건 없을테고 혈관조영술로 상태를 체크해서 스탠트 시술을 할지, 약물로 관리를 할지 결정을 하게 될텐데요. 아직 5~6년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약물로 가능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심근경색 시술 포함해서 3번까지는 스탠트가 들어가도 4번째는 기계를 넣어야 된다는데 걱정입니다. 이제 그만 아버지가 일에서 손을 놓으시는게 제일 좋은데 이걸 어떻게 설득해야되나 걱정이 앞서네요. (시술을 한 혈관은 멀쩡하고 다른 혈관이 서서히 막혀가는 중일텐데 일을 좀 줄여서 몸에 부담을 주지 말아야되는데 큰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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