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항해 중 대부분의 시간을 표류하다 이제 난파를 눈 앞에 두고보니 후회가 막심한 인생입니다. 이제 배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으니 그만 코인과 주식에 대한 관심을 거두고 마지막을 준비해야 겠습니다.
코인 종료
엊그제 비트코인이 급락을 하며 많은 분들이 환호와 비명을 동시에 내뱉는 일이 있었습니다. 평소 제 매매 방식대로라면 손해를 볼 일이 없지만 꼬이려고 작정을 했는지 지난 한 달 동안의 수익을 모두 반납해야 했습니다.
▲ fil 코인의 차트 모습입니다.
방심과 욕심 그리고 탐욕이 3박자를 채워서 꽤 큰 손실이 나온 케이스입니다. 원래는 수익을 반납하는 선에서 정리가 된 케이스라 다시 천천히 할 생각이었는데요. 잔고가 없군요. 이거라도 빼서 추석을 웃으며 보내고 가야겠습니다.
* 모 아니면 도라고 이걸로 배팅해서 부모님이 추석에 내 장례식을 치르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손해의 과정을 풀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평소에 하지않던 수면매매 (매수 예약)
2. 평소보다 5배나 많았던 초회 진입비중
3. 비중이 컸음에도 걸지 않았던 TP/SL
4. 기다리지 못하고 성급하게 물을 탄 것
5. 물타기로 높아진 평단으로 존버 불가
사실 최근 1달 동안 장이 횡보했고 물려도 버티면 살려주는 패턴이 계속 이어지면서 제 마음 속에 욕심이 자란것이 화근이지요. 1~3번의 탐욕으로 인한 실수에도 불구하고 4번만 제대로 됐다면 거의 손실 없이 탈출이 가능했는데 그마저도 기다리지 못했습니다. 결국, 반등 과정에서 뚝을 늘리느라 부분 손절, 반등 후 볼밴 상단을 칠때 전부 손절 처리를 했습니다. 남은 잔고를 보니 40% 정도 손실이 발생했네요. 복귀 후 인출한 수익을 합쳐보니 본전입니다.
사실 손절은 잘 했습니다. 최고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최악도 피했으니까요. FIL은 아직도 제가 손절한 가격까지 올라오지 못하고 있고 오늘 새벽에는 제 청산가 근처까지 떨어졌었네요. 그래서 손실이 난 부분은 큰 문제가 아닌데 손절 후 숏을 잡을 생각을 하지 못해서 상황이 이 지경이 되네요.
* 이제와서 보니 롱만 잡고 숏을 못 잡는데다 손절 후 스위칭 개념도 없는데 선물을 했던것 자체가 문제가 있었네요.
결국 상황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원래 계획은 본업에 매진하면서 남은 시드로 조금씩 복구해서 다시 살살 불려보자는 심산이었는데 돈이 없네요. 사회 생활 후 20년 동안 연체 한 번 없었는데 이번에 절벽 끝으로 몰렸네요. 이제 뛰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주식 종료
한국에서 주식을 하는건 애초에 거지에게는 무리였습니다. 생활을 영위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소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여유 자금 최소 1억 이상으로 천천히 해야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에 코인에서 손해를 안 봤더라도, 지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삶을 놓지 않더라도 주식을 다시 시작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솔직히, 상황이 잘 풀려서 여유 자금 3억 정도 모으면 시작할 생각이었지요. 최소 1년 이상 기다려서 10~15% 이상의 수익을 목표로 운영하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어쨌든 주식의 종료는 이미 예정된 일이어서 따로 길게 쓸 말은 없네요.
남은 시간은 두 달
거지 목숨도 사람 목숨인데 살려고 발버둥은 칠 것입니다. 하지만 도움을 받을 생각은 없습니다. 혼자 놀던 가락이라 나라의 지원도 받을 수 없어서 도움을 구할 곳도 없지요. 10년 전에도 이랬는데 그때는 어려서 더 살고 싶었기에 참 많이 알아보고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결과와 과정은 비참했지만요. (우영우는 드라마일뿐)
딱 2달, 모든걸 바꾸고 발버둥쳐서 해결이 안되면 깔끔하게 끝내야지요.
* 그래도 주민세는 밀리지말고 다음주에 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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