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마녀2가 개봉을 했기에 관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 마녀1을 봤습니다. 부제가 Part 1. The Subversion 이고, 마녀2가 Part2. The Other One 인 부분을 생각했을때 파트1을 안 보고 파트2를 보는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2018년 개봉 당시에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넘어갔었는데요. ocn에서 후반부만 본 적이 있는데 재미있다고 생각했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파트1 개인적인 후기
최소 3편까지 염두한 연작의 시작점인 Part 1. The Subversion은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습니다. 서사를 중간으로 밀고 평범한 청소년 구자윤을 보여주는데도 재미가 있더군요. 구자윤이 능력을 보여주고 닥터 백의 서사를 뽑아낼때까지 지루하지 않아서 좀 놀랐습니다. 시작부터 후반부까지 아주 볼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김다미의 외모, 2세대 사이의 액션, 배경까지 너무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캐릭터들의 캐스팅도 완벽했습니다.
다만, 구자윤이 실력 발휘를 하기 전까지 보여지는 최우식 패거리의 유치함과 설익음은 좀 아쉬웠습니다. 뭔가 있어보이고 싶은데 딱히 그걸 보여주지도 못하고 들러리를 서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제 눈에 1편은 닥터 백과 구자윤, 미스터 최 그리고 명희가 다 했습니다. 그리고 액션은 김다미와 정다은이 깔끔했습니다.
결국, 극장에서 마녀2를 보기로 결정은 했습니다만 기대는 크게 되지 않습니다. 분명히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데 캐릭터나 스토리 분위기에 잘 어울릴지는 장담을 못 하겠거든요.
* 애초에 연작을 염두하고 제작된 영화라서 최우식 캐릭터가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만약 단편이었다면 이종석이 1편에 귀공자 역할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그리고 앞 부분을 좀 줄이고 서사는 남기고, 뒷부분을 늘렸으면 좋았을것 같습니다.
* 1편 부제는 '전복', 2편은 '또 다른 누군가'네요. 그럼 3편은 '우리 다 같이' 일까요?
간단한 후기
2편은 아직 못 봤으나 1편은 확실히 칭찬할만큼의 재미가 있다.
스틸컷 몇 장
이대로 후기를 마치기는 아쉬우니 영화 스틸컷 몇 장을 남기고 그에 대한 잡담을 남겨봅니다.
▲ 도입부에는 예전에 일어났던 참혹한 사건의 모습들이 슬라이드처럼 보여집니다. 대충 무슨 이야기구나 감은 잡을 수 있는거죠.
▲ 한번도 김다미를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초반에는 이미지가 묘해서 자꾸 눈이 갔습니다. 이것도 새로운 발견이 아닐까 싶네요.
▲ 이 작품에서 김다미를 빼고 가장 큰 공이 있는 캐릭터는 명희입니다. 제가 배우 이름까치 찾아봤다니까요. 고민시. 기사에서 몇 번 오르내린 이름이네요. 이 캐릭터가 좀 과해도 1시간이라는 시간을 책임졌습니다. 고3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푼수? 느낌인데 3편에서 뭔가 역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양부모님을 제외하면 구자윤의 약점이 될만한 캐릭터니까요.
▲ 구자윤과 같은 세대 생산품인 귀공자 역의 최우식입니다. 1시간 40분 내내 허세만 잔뜩 떨다가 구자윤에게 가볍게 제압당하는 캐릭터죠. 사실, 처음 봤더라도 귀공자가 구자윤의 상대가 될거 같지는 않아보였습니다. (누군가의 평가처럼 중학생들이 패거리를 만들어서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모습이 많이 보이긴 했습니다.)
▲ 구자윤이 자신을 닥터 백에게 안내할 배달원을 고르는 장면입니다. 미스터 최(박휘순)의 부하들은 제거할 목적으로 덤볐기에 모두 처리했고 귀공자 패거리는 온전하게 데려갈 생각을 했기에 따라 나섰지요. 위 이미지는 이미지 변신 직전의 모습이네요.
▲ 닥터 백 역의 조민수 님입니다. 닥터 백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존재 자체가 이미 다 했다. 입니다. 표정, 말투, 움직임 하나하가 모두 최상급이었습니다. 감정을 극으로 밀어서 연기력을 보여주는 경우는 많아도 이런 캐릭터는 보기 드문데 너무 잘 봤습니다.
▲ 자신의 종말을 멈출 수 있는 약을 닥터 백으로부터 선물받은 뒤 본색을 드러내는 구자윤입니다. 귀공자 패거리에게 잡혀 올때까지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연기를 하다가 그 약을 받은 뒤에 돌변하죠. 마녀 같은 장르가 잘못 만들면 완전 산으로 가거나 감독의 매너리즘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은데 파트1은 스토리가 꽤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네요.
▲ 마녀 파트1에서 액션이 볼만했던 이유는 김다미가 보여주는 외적인 이미지와 초인적인 액션 사이의 괴리감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후반부에 귀공자와 1:1을 벌일때 보여준 깔끔하고 정돈된 움직임이 예쁘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결국 캐릭터의 외적인 이미지와 능력, 합 사이에 조화가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 보여주고 싶은 스틸컷은 아니지만 세대 구분이 필요해서 올려봅니다. 박휘순이 연기한 미스터 최는 1세대 생산품입니다. 신체 능력, 운동 신경, 폭력성만 염두한 현실적인 돌연변이죠. 구자윤을 비롯한 귀공자 패거리는 2세대 생산품입니다. 좀 더 강력한 매개체를 통한 운동신경과 폭력성의 극대화, 극단적인 뇌 활성화를 통한 염력까지 장착한 제품들이지요.
하지만 구자윤을 제외하고 생존 중인 2세대는 1세대 머리인 미스터 최와 동등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릴때 2세대 머리인 구자윤을 제거하려고 했습니다. 왜? 이전 세대의 머리가 다음 세대를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의 변이라서 소유권을 가진 자들이 두려움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귀공자(최우식), 긴머리(정다은), 미스터 최(박휘순) 모두 구자윤(김다미)에게 반항도 하지 못하고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극 중 대사로도 나왔지만 애초에 구자윤의 클래스는 1세대, 2세대를 초월한 위치였기 때문입니다. 그 설정으로 3개월 안에 아크를 습격하여 뇌를 진정시켜줄 약을 확보하고 다음 관리자를 찾아가면서 파트 1이 끝난거죠.
* 그런데 난 영화를 보는 내내 아크라는 단어를 들은 적이 없는데 왜 이 문제를 만든 연구 집단이 아크라고 하는거냐?
▲ 1세대 생산품의 패거리를 정리하기 위해 머리를 묶고있는 긴머리(정다은), 영상 이미지가 진짜 묘~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여기서 계속 앞뒤로 10초를 돌려가면서 몇 번을 봤는지 모릅니다.
▲ 마치 게임 속 전투 캐릭터의 액션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던 설정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습니다. 이 장소에서 벌어진 액션을 보면 정다은도 액션 영화에서 주연급 조연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게 보였습니다. 물론, 마녀1에서는 워낙 단발성의 험한 대사 위주라서 아쉬웠지만 신경을 좀 쓴다면 액션 쪽에서는 믿고 볼만한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아크를 습격해서 확보한 물약 24개 모습입니다. 능력을 마음껏 쓰면서 활개치더라도 2년은 버틸 수 있는 양인데요. 이미 숨어 살기에는 늦었고, 같이 하기에는 구자윤으로 돌아가고 싶은 김다미의 마음이 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2시간 내내 인위적으로 길러진 생산품들은 정상적인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괴물들이었습니다. 그것은 구자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소기의 목적을 이룬 뒤에 얻은 약을 대부분 어머니의 치매 진행 억제에 사용하였습니다. 그녀가 숨어 지내기 위해서 노부부를 이용한 괴물이지만 인간의 맹목적인 사랑이 괴물에게 마음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봅니다.
어쨌든 구자윤은 결국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2편에서는 등장하지 않으니 아마 3편이 피날레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직 2편도 안 봤지만 3편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김다미가 나이들기 전에 3편이 제작되어 연작의 흐름을 깨지 않는 선에서 시리즈가 완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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